5조원 사기 MBI, 검찰 수사에 분노하는 8만명 피해자들
조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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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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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정문 앞에서 약탈경제반대행동과 금융피해자연대가 MBI 사건 통합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취재룸J
“동일한 사건임에도 개별 모집책들에 대한 수사 결과는 검찰청마다 일관되지 않다. 피해자가 이렇게 많은데 가해자는 왜 없는가?”
약탈경제반대행동과 금융피해자연대는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I 사건의 전국통합수사와 모집책 전원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MBI는 말레이시아에 본부를 둔 다단계금융 사기 집단으로 국내 피해자만 8만명, 피해액은 5조원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MBI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체 ‘엠페이스’에 투자하면 광고권과 가상화폐를 주겠다며 피해자들을 속여왔다.
그러나 피해자들에 따르면 MBI는 피해자들을 속여 투자금을 받은 후 해당 투자금을 이전 피해자의 투자 수수료로 지급하는 돌려막기 식으로 범행을 이어왔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말레이시아와 대만, 일본에서는 모집책들이 사기 혐의로 구속돼 중형을 받고 구속되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한국에서는 구속자는 고작 4명이고, 나머지 모집책들도 사기가 아닌 방문판매법 위반(다단계영업)으로만 기소돼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2017년 6월 말레이시아에서 MBI 회장인 테디토우는 금융사기로 체포됐다. 그러나 한국의 모집책들은 여전히 국내에서 피해자들을 모집하고 있었다는 게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결국 분노한 피해자들은 지난해 10월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MBI 사건을 포함한 금융사기 사건의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송기헌 의원은 법원 국정감사에서 MBI 사건을 언급하며 그 자리에 없었던 춘천지방법원장에게 2심 재판의 중요성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 또한 공소 유지 등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은 2016년 당시 수원지검 부장검사 시절, MBI 전국 통합수사를 실시하며 상위 모집책들을 구속기소한 바 있다.
이 사건 1심 재판부는 모집책들에 대해 사기와 방문판매법 위반을 모두 유죄로 선고했지만, 2심에서는 사기 혐의는 무죄로 뒤집혔다. 이후 수많은 상위 모집책들이 사기 혐의와 관련, 무죄로 풀려났고, “MBI는 사기가 아니다”라며 영업행위를 이어갔다고 피해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이민석 변호사가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취재룸J
(왼쪽) 성오복 MBI 피해자연합회 회장이 기자회견이 끝난 후 통합수사촉구 공동진술서를 경찰에 전달하고 있다. 사진=취재룸J
이에 대해 피해자들은 “2021년 기준 강릉에서 2명의 모집책들이 사기가 유죄로 인정됐지만 다른 지역 검찰에서는 모집책들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면서 “더이상 피해자들은 검찰을 믿을 수 없다. 검찰에게 서민금융 피해자들은 국민이 아닌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검찰이 아닌 경찰청이 사건들을 모아 특별수사본부를 차리고 조사를 해야 한다”며 “아울러 경찰은 해외 도피 중으로 추정되는 한국 총책 안모 씨를 긴급 체포하고 피해금액을 끝까지 추적해 몰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재룸J 조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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